장용의 인문학 특강(2022.05.02)-‘나와의 소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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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의 인문학 특강(2022.05.02)-‘나와의 소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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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의 일곱 번째 작품,

장용의 인문학 특강 나와의 소통후기  

 

  ‘아리의 일곱 번째 작품은 소박했지만 웃음과 즐거움에다 소소한 깨달음과 울림을 안겨줬다. 나의 소감을 한 줄로 표현하라면, “나도 모르는 새 나와 담쌓고 살았던 나를 만나게 해 준 시간이었다고 정의하고 싶다.

행사 포스터에 나와 있듯이 이번 강연의 제목은 나와의 소통이었다. 이 제목을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은 이건 뭐지. 어떤 내용일까솔직히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개그맨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 아닌가. 장용은 뼛속까지 개그맨이고, 철학자가 아닌데 나와의 소통이라니. 생경하다 못해 엉뚱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다면 이번 강연의 테마는 개그인가 아니면 철학 이야기인가, 어떤 내용이길래 저런 제목을 붙였을까 은근히 궁금했고 한편 걱정도 되었다.

  대개 개그맨하면 떠오르는 건 웃음이었고 한 발짝 더 나가면 해학과 풍자인데 소통이라니 도무지 내용이 짚이지 않았다. 그런 나의 우려가 기우로 바뀌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장용은 단 몇 개의 PPT 화면으로 그날 강연의 주제를 또렷이 드러냈고, 막힘없는 입담으로 속 깊은 이야기를 풀어갔다. 주제는 무겁고 쉽지 않은 명제였지만, 말은 현란했고 주제는 머릿속에 쏙쏙 박혔다.

  장용은 강연의 부제목으로 해도 어울릴 겉사람과 속사람이라는 흔치 않은 명제를 던져놓고 자신의 경험을 대입해서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장용의 비유 가운데 엄마와 어머니의 차이는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했다. 장용의 말대로, 아니 글자 그대로 어머니는 엄마보다 글자 수 그 이상으로 멀게 느껴진다. 나는 환갑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엄마라고 부른다. 아니 어머니라고 불러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 어머니란 단어는 남의 어머니한테나 쓸 수 있는 어색한 단어다. 많은 사람들은 어린 시절 엄마라고 부르다가 성인이 되면 어머니로 호칭을 전환한다. 어쩌면 어머니는 엄마를 한 단계 위로 올려놓은 고상한 호칭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겐 아직도 엄마이고, 앞으로도 쭈욱 엄마일 것이다. 아이 취급을 받기가 십상이지만 부르기만 해도 가슴 절절한 이 호칭을 굳이 버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장수 사회자로 기네스북 등재에 도전한 96세의 송해선생님이나 98세에 첫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간한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 사례는 언더독 인생의 기막힌 역전드라마라 할 수 있다. 장용은 어린아이부터 황혼녘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에 가려서 주목받지 못했던 조연과 엑스트라들의 성공스토리를 들려줬다. 지금까지 밥벌이를 핑계로 겉사람으로 살았던 나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속사람을 만나볼 것을 권했다. 강연 내내 든 생각은 어쩌면 겉사람이 즐비한 연예계에서 속사람으로 살고자 무진 애를 썼을 것 같은 평생 현역 장용의 자서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장용은 그야말로 이었다. 이야기꾼에게 무기는 단 하나면 충분했다. 무사에게 칼이 있다면 장용에게는 마이크가 있었다. 무사의 칼이 죽이는 무기라면 개그맨 장용의 마이크는 살리는 무기였다. 그는 시종 웃기고 울리면서 잠들어있던 우리의 속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삶의 소중함과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인생 역전극을 연출한 사람들을 통해 명확히 일깨워줬다.

  1시간이 넘는 원맨쇼였는데 순식간에 훌쩍 지나가 버렸다. 제목만 보면 무겁고 따분한 시간이 될 수도 있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재미에 빠질 수 있었다. 인간은 그 누구일지라도 세월이 가면 겉은 속절없이 늙어간다. 하지만 속은 새로워질 수 있고 더 알차게 열매 맺을 수 있음을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행사가 있기까지 수고하신 아리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노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김기동 이사장님을 중심으로 기획에서 관객 동원까지 총괄 감독을 마다하지 않은 장현근 수석부대표님, 근사한 강연장과 포스터 제작, 행사에 필요한 물품 등을 빈틈없이 준비해주신 강인수 고문님과 윤인리 명신여고 교장선생님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행사 내내 손과 발이 바빴던 손명구 이사님과 이진형 총무부장님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관객석을 채우고 분위기를 올리는 데 기여해주신 이정태 한국자유총연맹 인천광역시지부장님과 장성숙 인천광역시간호사협회장님에게도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리의 일곱 번째 작품, ‘인천이 낳은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맨 장용’(우리는 그를 이렇게 부른다)의 강연은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네살박이 아리가 공연에서 강연으로 그 지평을 넓힌 의미도 있다.

문득 생각해보니 아리는 아트러브인천(Art Love Incheon)의 영문 줄임말(ALI)이자 애칭이지만, 우리 한민족을 상징하는 노래라 할 수 있는 아리랑 가사와도 통한다.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아리가 있지 않은가. 사전적인 의미로는 여러 개의 뜻이 있는데, 우리 민족의 전래 고어로 사랑하는 님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그 뜻에 담긴 그대로 아리가 인천시민들에게 더 많은 사랑과 행복을 전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행사의 시작에서 끝나는 순간까지 아리의 구성원들이 보여준 열의와 노고에 거듭 박수를 보낸다. 맹렬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 종말을 앞두고 있는듯하니 조만간 아리식구들끼리 조촐한 자축연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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